백남준(1932~2006)을 모르는 사람을 없을 거다. 한국에서 탄생한 세계 '최초'의 비디오아트 '창시자'이다. 비디오아트 뿐만 아니라 작곡가이자, 피아니스트, 시인, 화가, 철학자이다. 두 말하면 입 아프니 백남준 작가님에 대한 찬양은 아예 시작하지 않으려고 한다.
어릴 적 여의도에 위치한 모 대형증권사의 1층 로비에서 백남준 작가님의 작품을 본 적이 있었다. 그 때의 충격과 감동으로 나의 전공이 미디어아트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까 싶다. 그 이후 다양한 도시에서 작품을 마주쳐왔다. 가장 최근엔 제주 아라리오 갤러리였다. 비교적 작은 크기, 비디오아트 작품만 있었지만 어떤 형태로든 그의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자체로 가슴이 떨린다.



그리고 요즘 유튜브 보다가 중간에 나오는 k-contact 광고가 자주 나오던데... 난 백남준 작가님이 먼저 떠올랐었다. (이 정도면 덕후인가?) K팝 문화에 문외한이지만, V앱이나 K-contact 같은 플랫폼이 차지하는 시장 규모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. 이미 진행 되고 있었던 비즈니스들이 코로나19 이후 '언택트(Un+Contact)'와 ICT기술의 만남으로 '온택트(Online+Contact)'가 되어 더 빠른 속도로 시공간의 벽을 넘고 있는 것이다. 백남준 작가는 유튜브의 시대를 예견이라도 한 걸까?


빅뱅의 태양이 경매로 낙찰 받았다는 백남준 작가 1996년작 '수사슴(스태그, Stag)의 낙찰가는 무려 6억 6천... 수수료까지 7억은 되었을 거다.
비디오아트 작품이 너무나 갖고 싶지만 수사슴을 한 마리를 옆구리에 안고 서울역을 전전하는 사람이 될 수는 없었다. 그러던 참 우연한 계기로 지인이 서울옥션 온라인 경매에 백남준 작가의 판화가 나왔으니 마음에 들면 시도 해보라고 하여 관심이 생겼다. 갤러리에서 그림을 구매한 적은 있지만 온라인 경매를 통해 미술품을 소장하게 된 것 이번이 처음이다. 회원가입 과정만 통과하면 누가나 참여 가능하니 진입장벽도 높지 않다. 온라인 쇼핑 하듯 나만의 소확행(?)을 위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한 생애 첫 미술품 경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.
서울옥션 첫 온라인 경매 도전기
내가 참여했던 경매는 2020년 9월 3일부터 2020년 9월 10일까지 서울옥션 홈페이지에서 진행 되었던 2020 9월 온라인 경매였다.

경매에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았다. 백남준 작가님의 <화동의 꽃은 무궁화처럼 질기다> 외에도 Kaws의 <Gone>, 심산 노수현의 <산수도 山水圖>도 눈에 들어왔다. Kaws의 아트토이 같은 경우엔 해외경매나 직구를 통해서도 비교적 쉬운 구매가 가능하다.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<산수도> 같은 오래된 작품도 가져보고 싶다.

백남준 작가님의 모교인 경기고등학교 100주년 기념 판화 <화동의 꽃은 무궁화처럼 질기다> 연작 시리즈 중 2개의 작품이 이번 달 서울옥션 온라인 경매 리스트에 올라왔다. 실크스크린과 리소그래피 작품이고 크기는 29.0☓51.0cm 정도로 1999년(2000년 프린팅) 작품이다. 나무 프레임이 되어있는 상태이다.

경매 낙찰금 분해하기
서울옥션에서 온라인 경매로 낙찰을 받게되면 내는 실제 금액은 아래와 같다. 낙찰받은 금액이 전부가 아니라 +@로 내야하는 금액이 있으니 최대 예산을 미리 정해놓고 경매에 임해야 한다.
크게 낙찰가와 구매가로 나뉘어진다.
낙찰가(Hammer Price) : 경매사가 낙찰봉을 두드리면서 낙찰된 금액 → 온라인이기 때문에 서버가 탕탕!
- 1,000,000원
구매가(Purchase Price) : 낙찰가 + 낙찰 수수료 + 부가가치세가 합산된 금액
- 낙찰가 : 1,000,000원
- 구매수수료(VAT 19.8%포함) : 198,000원
- 총 입금금액 : 1,198,000원
낙찰 후 일어나는 일
저녁 6시쯤이 되면 낙찰결과 안내와 경매 결과 통보서가 문자와 이메일로 온다. 낙찰되자마자 오는 줄 알고 기다렸는데 생각해보니 담당자들이 당일에 있었던 경매품들의 낙찰결과를 마지막에 취합해서 한 번에 보내주는 방식이 말이 되는 것 같다.


입금기한은 낙찰일로부터 7일 이내이다. 서울옥션에서 알려준 계좌로 이체해도 되고, 서울옥션 홈페이지 결제 화면에서 카드로 결제도 가능하다. (물론 할부도 가능하다는 말이다!)
이제 그림을 수령해야 할 일만 남았다. 보통은 평일, 담당자에게 미리 방문시간을 예약 후 평창동에 있는 서울옥션에서 직접 수령해야한다. 그런데 담당자가 누구인지 알 길이 없다. 누가 먼저 연락 해 주는 건가? 아님 내가 직접 전화 해봐야 하는 건가? 결제 후 작품 수령에 대한 별다른 안내가 없다. 서울이면 택배 배송(일반배송)도 가능하다고 하니 아무래도 택배로 받아야하지 않을까 싶다.

어쨋든 나에게 백남준 작가의 작품이 하나 생긴 것이다. 수 억대의 미술품 투자는 아니지만, 나에게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가져다 준 의미있는 작품이다. 설레고 행복한 도전이자 가치있는 경험이었다.
조만간 백남준 아트센터가 임시휴업이 끝나면 방문해 봐야겠다.


끝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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